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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EUN MUN • TEMBO TEMPO
2026.6.9 - 7.4

예술은 감정을 대상화하고 자연을 주체화한다.

수잔 랭거(1895-1985) [마음: 인간의 감정에 관한 에세이](1967) 중에서

문채은의 작품은 작가가 자신의 마음 속 감정을 마주하고, 그것을 형상화하며, 다루어내는 일련의 과정을 담아낸다. 감정은 본래 밝음과 어두움을 가리지 않고 산발적으로 이는 것이지만, 작가는 쌓이고 뭉쳐서 덩어리지기 쉬운 무거운 감정들, 예를 들어 슬픔, 불편함, 무기력함과 같은 것들을 더욱 깊이 있게 바라본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바람에 날려 헝클어진 소녀는 시련을 견뎌내는 순간에 있기도 하고 동시에 자신을 억누르던 것들을 바람에 모두 날려보내고 해방된 순간에 있기도 하다. 마치 자유롭게 부유하는 가벼운 깃털처럼. 작가는 “헝클어짐은 통제나 정제가 필요 없는, 우리 존재의 자연스러움을 보여준다. 헝클어짐을 허용함으로써 단정함을 요구하는 압박으로부터 벗어나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하였다.


템보 템포라는 다소 장난스러운 이름은 코끼리처럼 느리고 꾸준한 리듬을 유지하고 싶다는 작가의 소망이 담겨있다. 세상은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지만 작가는 가만히 눈을 감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원초적인 어딘가로 회귀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가 그리는 모든 이미지들은 자신이 느끼는 기쁨, 강인함, 혼란함, 외로움, 백일몽에 관한 것들이다. 그는 감정이라는 인간적 요소를 자연물이 갖는 서정성과 단순하고 직접적인 구성력을 통해 은유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감정의 에너지를 절제하고 동시에 더욱 원시적이고 강렬하게 관객에게 다다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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