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FLAMES TO FLOWERS

SEPAND DANESH
2026.4.18 - 5.23

그림을 그리는 것은 때로는 간접적이고 연약한 행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것.

연약함과 견고한 아름다움 사이에서 불안정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

작가노트 중에서

세펀드 대니쉬는 1984년 테헤란에서 태어난 프랑스-이란 예술가이다. 그는 12세에 이란을 영원히 떠났다.

이란에서 겪은 전쟁과 억압, 이후의 이민과 망명 생활은 그를 사회의 가장자리로 내몰았다. 그 후로 그는

한 사회에서 다른 사회로, 어떤 순간이나 공간에서 다음 순간이나 공간으로 향하는 인간의 진화와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가 그리는 인물들은 천장이나 바닥이 없는 코너이자 선반 위에 위치하며 큐브

또는 복셀(voxel, 볼륨 픽셀)과 같은 조각들로 구성되어 있다. 코너에서는 몸의 물리적인 성장이 완전히

멈춰서 진화할 수 없으며 따라서 그가 정신적인 몸이라고 정의한 마음의 상상과 환상으로 옮겨가야만 한다.

신체, 언어, 온갖 관계로부터의 벗어나고자 하는 그의 열망은 형상의 변형을 이끌어왔다.


이번 신작들에서 그는 화가가 등장하고 그림이 미장아빔(mise en abyme)*의 공간이 되는 회화적 허구를

구축한다. 화가는 선인장을 그리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고 그의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인물은

코너 선반 위에 놓여 있다. 격자 무늬의 실내 공간은 원근감이 불확실하고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바깥 세상은

붉은 빛의 모호한 풍경이다. 그것은 일출일까 일몰일까 혹은 불길에 휩싸인 세상일까. 화면을 구성하는

불완전한 요소들은 아름다움과 불행, 재생과 끝 사이의 고요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이 기본적인 장면을

중심으로 전시는 마치 그림 속의 화가가 그린 듯한 일련의 식물 그림들을 통해 전개된다.


식물들은 마치 자연 자체가 필터를 통과하여 축소되고 재조립된 것처럼 파편들로 재건된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가지가 분절된 분재와 화병 속에 홀로 솟아오른 꽃은 연약함과 견고한 아름다움 사이에서 균형을

이룬다. 혹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선인장은 은밀하면서도 강력한 회복력, 세상에 굴하지 않는

인간의 의지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때로는 간접적이고 연약한 행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현실과 허구, 절박함과 사색 사이에서 불안정한

균형을 찾는 과정일 것이다.


* 미장아빔(Mise en abyme)은 프랑스어로 ‘심연 속에 놓기'를 의미한다. 예술 작품 안에 그 작품과 같은 구조의

작은 작품을 넣어 무한히 반복되는 느낌을 주는 ‘구조 속의 구조’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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