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CE

HANNA LEE SUNGOK PARK
2025.11.29 - 12.27

구하는 것은 목표를 갖는 것이지만

발견하는 것은 자유로운 것, 열려 있는 것, 어떤 목표도 없는 상태에 있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1877-1962) [싯다르타](1922) 중에서

이한나는 어둠 속의 빛을 그린다. 캄캄했던 밤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그녀를 이끈 것은 한 줄기의 빛이었다. 작은 촛불이 암흑을 어렴풋한 어둠으로 만드는 것처럼, 한 줄기의 빛은 주변을 서서히 밝혀주었다. 언제나 그녀의 곁에 머물러왔지만 무심히 지나쳤던 존재들의 숨소리와 온기도 드러내 주었다. 그것들의 숨이 피부에 와닿는 순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그리는 것은 빛과 어둠이 서로를 안아주는 몽환적인 순간들, 밤의 안온함이다.


박성옥은 모든 사람들은 미완의 마음을 안고 살아간다고 생각하며 어른들의 마음속에도 소년, 소녀가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커다란 눈동자의 단발머리 소녀는 연민의 대상 혹은 순수함의 상징일 수 있다. 최근작에는 소녀와 고양이, 벌과 같은 동물들이 함께 등장하곤 한다. 그녀의 작품은 밀도 있는 연필 작업으로 완성된다. 검은색은 색 없는 색이면서 동시에 모든 색으로서 도가적 미의식에서 바라보면 “무위(無爲)”를 의미한다. 무위에 대해 노장 사상에서는 인위적인 행동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로 여기기도 했다. 그녀는 수행과도 같은 반복적인 연필 작업을 통해 마음의 평화, 감정의 치유를 묵묵히 발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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