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네로는 이미지와 표현, 그림의 다양한 양식의 가능성을 다룬다. 그녀는 주변적인 것들에 의해 이끌린다. 진부하고 형식적이며 일상적인, 트렌디하거나 때론 저속하고 어리석은 어떤 것의 모양, 재료, 기능, 성격이나 선, 붓놀림, 사각형이 ‘사물’이 되기도 하고, 심지어 서로 춤을 추고 유혹하고 모순되는 ‘내러티브’가 되기도 한다. 또한 그녀는 섹슈얼리티, 종교적 물신 숭배, 애니미즘을 통해 사물의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아이콘, 인공물로서의 그림, 공간이나 사물에 대한 환상, 우연의 일치를 섞어, 인간과 사물의 관계에 대해 탐구한다.
그녀의 작업은 대부분 체계적 격자와 패턴으로 시작하여, 제스처와 형태로 덧칠된다. 그리드는 작가가 캔버스에 물건이나 몸짓을 배치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들어준다. 이 과정을 통해 그림은 매끄러운 기하학적 형태와 대담하고 장난기 넘치는 붓놀림 사이를 교차한다. 화면은 구성적이고 직관적이며, 엄격하고 유머러스하다. 또한 그녀는 유대인이자 이민자로서 경험했던 다문화, 다종교의 영향을 받아 신성한 것과 세속적인 것, 재현과 추상 사이에서 이미지를 자유롭게 맥락화하는데 탁월한 감각을 보여준다. 이렇듯 그녀의 작업은 다양한 극점들 사이를 오가며 풍부한 감각을 선사한다.
포춘 헌터는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태어나 볼리비아 라파스에서 자랐다. 그는 캐나다 몬트리올로 이사하여 콘코디아 대학교에서 기계 공학 학위를 취득했다. 화가였던 어머니에게 그림의 기초를 배웠고, 이후 독학으로 자신만의 회화 기법을 발전시켜 나갔다. 그는 특히 몬트리올에 기반을 둔 멀티 아티스트 집단 EN MASSE와 같은 예술가들의 도시 예술 운동에 큰 감명을 받아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일상적인 오브제들을 통해 특정한 메시지와 감정을 전달한다. 그것들은 흥미롭고 신비로우며 때로는 의외의 맥락에서 사용되어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낸다. 꿈과 기억, 생각의 독특하고 추상적인 설정의 시각적인 표현물로 생각될 수도 있다. 그것들은 본질적으로 잠재 의식과 연결되어 있다. 작가는 “나는 나의 예술 활동이 물리적 세계와 잠재의식 사이를 오가는 미지의 자아의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인간의 다면적인 경험이 이 두 우주 사이 어딘가에서 펼쳐지고 드러난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 상태와 미래적인 새로운 담론 사이에서 회화적 탐구를 지속하는데 끝없는 호기심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