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제스크 회화 속 오브제는 실제 물체나 패턴의 재현이 아닌, 무언가의 ‘상징’이나 ‘주제’의 표현으로 기능한다. 그의 작업은 배경에 색을 칠하면서 시작된다. 배경은 마치 풍경이나 구름과 같은 개방된 공간을 상상하게 하지만, 그 위에 여러 오브제들이 배치되면서 시각적 깊이가 만들어진다. 단순한 구조와 명확한 색채는 직관적으로 인식되지만 의미는 쉽게 읽히지 않는다. “삶이 쉽고 멋지고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이 숭고한 척한 것들이 불편하고 때로는 삶의 하찮은 측면들과 충돌하도록 내버려 둔다.”는 작가의 말처럼 말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주제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화면을 세심하게 구성한다. 그리고 제목은 그의 작업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부분이다. 제목은 회화를 의미화하고 확장시키고 또는 아예 다르거나 더 넓은 맥락 속에 위치시킨다. 그것들은 노래 가사나, 지혜롭고 사소한 문구, 사회정치적 언급 또는 작가가 중시하는 주관적인 관점들이다.
스테판은 동시대와 역사, 사회정치, 철학, 문화 등 인간 삶의 전반적인 주제를 다룬다. 작가는 “내 모든 그림은 순수하고 때로는 풍자적이다. 그것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모순과 무질서, 시끄러움, 그런 세상을 바라볼 때 느끼는 공허함과 상실감을 다루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할수록, 더 불명확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불확실함이란 주제를 가장 명료하게 그리고자 하는 그의 노력은 무모하고 기이한 싸움처럼 보일 수 있다. 많은 의미들의 마찰과 저항 속에서 조화로움을 찾으려는 스테판의 작업은 ‘불확실함의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인간은 확실한 진실에 도달할 수 있는가?